[기자수첩] 남양주시의회, 왜 의회는 두 달째 멈춰 있는가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8-27 20:07:59
[애플온뉴스 남양주= 이성애 기자] 지난 7월 1일 제10대 의회 임기가 시작된 이후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원 구성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의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민주당 내부의 지역별 이해관계, 여야 간 자리 배분 문제, 원내 협상 결렬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사태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그 피해가 정치인들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남양주시의회는 시민을 대신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조례를 만들고 행정을 견제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정작 의회가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하면서 9월 제출 예정인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일정조차 불투명해졌다.
이번 추경 규모만 2조 8643억원에 달한다. 시민의 세금과 직결된 막대한 예산을 심의해야 할 의회가 정작 제 기능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에는 제10대 의회 들어 처음으로 21명의 의원 가운데 2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집행기관으로부터 추경 등 주요 현안 29건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그런데 정작 의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장면이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각종 사업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의회가 왜 두 달 가까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 답답한 것은 시민과 언론이 의회에 질문할 통로마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남양주시의회 사무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현재 상황과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무국으로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 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
물론 한두 차례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의회 사무국의 업무가 마비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을 수도 있고, 내부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시의회가 두 달 가까이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이나 언론이 의회 운영에 대해 묻고 싶어도 책임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없다면, 도대체 시민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의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도 소통이 쉽지 않은데, 의회가 멈춰 있는 상황에서 소통 창구마저 닫혀 있다면 시민들의 답답함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의회 사무국은 의원들의 정치적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의회가 어떤 절차로 운영되고 있는지,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원 구성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을 시민에게 설명하고 안내하는 역할은 분명 필요하다.
더구나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다.
의회가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한 채 장기간 파행을 겪고 있고, 추경 심의와 각종 민생 현안 처리가 코앞에 다가온 비상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시민과 언론에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양주시의회가 21석 가운데 민주당 11석, 국민의힘 10석이라는 초박빙 구도라는 것은 이미 시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갑·을 지역과 병 지역 의원들 사이에 원 구성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려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협상이 이어졌지만 잠정 합의가 뒤집히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쯤 되면 시민들이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두 달째 의회가 멈춰 있는가. 의장 자리 때문인가. 상임위원장 자리 때문인가. 민주당 내부의 지역구 간 이해관계 때문인가.
여야 간 주도권 싸움 때문인가. 아니면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정치적 사정이 있는 것인가. 시민들은 그 답을 알 권리가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다.
11석을 차지한 다수당이라면 의회 운영을 주도할 수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 단 한 석 많은 다수당의 지위를 모든 의회 권한을 독점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10석을 가진 소수당이라고 해서 모든 협상에서 자신의 요구만 관철하려 한다면 의회 정상화를 늦추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견제는 필요하지만 견제를 위한 협상과 양보 역시 의회 민주주의의 일부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승자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정상화다. 누가 의장이 되는지가 시민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아니다.
누가 어느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느냐도 시민들의 삶을 결정하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자신들이 뽑은 의원들이 언제부터 정상적으로 일할 것인지다.
왕숙신도시를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 교통망 확충, 복지와 교육, 환경, 도시 문제 등 남양주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9월에는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까지 심의해야 한다.
그런데 의회가 감투싸움에 매달려 있다면 그 시간만큼 시민의 권리와 행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 역시 멈추게 된다.
의원들이 의장실 문 앞에서 자리를 놓고 다투는 동안 시민들은 그 의회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시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의회가 연락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면 정치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의회는 의원들의 것이 아니다. 정당의 것도 아니다.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회의 것도 아니다. 남양주시의회는 남양주시민의 것이다.
그러기에 의장도, 부의장도, 상임위원장도 시민을 위해 필요한 자리여야 한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한 자리여야 한다.
원 구성 협상이 길어질수록 의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큰 책임감이다.
민주당은 다수당의 책임을 보여주고, 국민의힘은 소수당의 견제와 협상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의회 사무국 역시 시민과 언론의 정당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열린 행정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민은 정치인들의 내부 사정을 모두 알 수 없다. 그래서 묻는다. 왜 의회는 두 달째 멈춰 있는가.
누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는가. 그리고 시민은 언제부터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보게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사람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 남양주시민이 원하는 것은 감투가 아니다.
시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하고, 필요한 조례를 만들고, 집행부의 행정을 견제하며, 자신들의 삶을 위해 일하는 의회다.
두 달이면 충분하다. 이제는 정치적 셈법보다 시민을 앞세울 때다. 남양주시의회는 누구를 위한 자리싸움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다. 의회가 시민과 소통하지 못한다면, 시민은 대체 누구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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