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농지관리 시험대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8-21 17:28:07
1만 3990필지 심층조사… 유형별 사후조치 예고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남양주시가 농지 1만 3990필지를 대상으로 현장 심층조사에 들어간다. 조사 대상 가운데 부적합 의심 농지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가운데, 실제 위법 여부를 얼마나 정확히 가려내고 조사 결과를 농지 관리 강화로 연결할지가 정책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남양주시는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확립하고 농지의 투기적 소유와 불법 이용을 막기 위해 ‘2026년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다. 시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행정정보와 항공사진 등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의 30.6%에 해당하는 1만 3990필지가 소유상한 초과와 불법전용, 불법 임대차 등의 부적합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이는 전국 평균 27%보다 3.6%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기본조사는 행정정보와 항공사진 등을 바탕으로 선별한 단계이기 때문에 부적합 의심 필지 모두를 위법 농지로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농지 이용 상태와 경작 여부 등을 확인하는 현장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 온실·버섯재배사 타 용도 사용 의심
남양주시는 지역의 부적합 의심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배경 가운데 하나로 농업용 시설의 용도 외 사용 가능성을 꼽았다.
시 관계자는 애플온뉴스와의 통화에서 “온실이나 버섯재배사로 허가받은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농지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 생산을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이 창고나 사업장 등 다른 용도로 이용됐다면 현장 상태와 관련 인허가 사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만 현재는 기본조사를 통해 의심 대상을 선별한 단계여서 구체적인 위법 여부는 심층조사를 거쳐야 확정된다.
시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부적합 의심 필지를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과정에서는 농지의 실제 이용 현황과 시설물 설치 여부, 실제 경작자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 유형별 통계 확인에는 한계
이번 조사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기본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접근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전국 농지 전수조사 자료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구축한 공통 시스템을 통해 입력·관리된다. 그러나 시가 기본조사 자료를 원하는 형태로 내려받거나 가공할 권한이 제한돼 있어 부적합 의심 사유별 필지 수와 비율을 현재로서는 산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기본조사를 수행해 시스템에 입력했지만,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어떤 사유로 부적합 의심 판정을 받았는지 유형별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만 3990필지 가운데 소유상한 초과와 불법전용, 불법 임대차 등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심층조사 이후에도 자료 추출 권한이 제한될 경우 지역별 위반 유형과 원인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다.
현장조사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조사 결과를 정책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접근과 통계 분석 기능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청문·소명 거쳐 위법 판단
현장조사 이후의 행정조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전수조사는 정부 지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중앙정부가 조사 결과를 유형별로 분석한 뒤 사후조치 지침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현장에서 확인되는 사항을 빠짐없이 조사해 달라는 지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가 완료되면 중앙정부가 위반 유형을 분석해 사후조치 기준을 내려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되더라도 곧바로 처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는 농지법과 행정절차법에 따라 당사자를 대상으로 청문 절차를 진행하고, 농지 소유자와 경작자에게 관련 사정을 설명하거나 증빙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소명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인 휴경이나 불가피한 영농 중단, 행정자료와 실제 이용 상태의 차이 등을 세밀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불법 이용을 엄정하게 가려내는 것과 함께 선의의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사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농지가 실제 경작자 중심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농지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조사와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수조사의 성패는 의심 필지의 숫자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반 유형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혀 실효성 있는 사후관리로 연결하는 데 달렸다. 조사 결과의 투명한 공개와 시스템 개선, 당사자의 소명권 보장이 함께 이뤄져야 남양주시 농지 관리에 대한 신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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