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불암산 정상은 ‘남양주’였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9-04 11:44:12

서울 산으로 인식됐지만 정상부는 남양주시 행정구역
포털 위치정보도 지난 5월 정정… 정상석 ‘남양주시’ 새겨
남양주시는 지난 2일 불암산에 이어 3일 수락산 정상에 ‘남양주시’를 새긴 새로운 정상석 설치를 완료했다. (남양주시= 제공) 

[애플온뉴스 남양주= 이성애 기자] 서울 노원구 주민들에게 친숙한 수락산과 불암산. 지하철역 이름까지 각각 ‘수락산역’과 ‘불암산역’으로 불리면서 두 산을 서울의 산으로 알고 있는 시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두 산의 정상은 남양주시 행정구역에 속한다.

남양주시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 같은 행정구역상의 위치를 정상석에 명확히 표시하고, 포털 지도상의 위치정보까지 바로잡으며 산악자원의 ‘주소 찾기’에 나섰다.

남양주시는 지난 2일 불암산에 이어 3일 수락산 정상에 ‘남양주시’를 새긴 새로운 정상석 설치를 완료했다.

◆ 여러 지자체 걸친 산… 정상부는 남양주 관할

수락산은 남양주시와 서울 노원구, 의정부시에 걸쳐 있고 불암산은 남양주시와 서울 노원구에 걸쳐 있다. 행정구역 경계가 산을 가로지르다 보니 어느 한 지자체의 산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남양주시에 따르면 두 산의 정상부는 모두 남양주시 행정구역에 위치한다. 수락산 정상은 남양주시 별내면, 불암산 정상은 별내동에 해당한다.

시 관계자는 애플온뉴스와의 통화에서 “산 자체는 여러 지자체에 걸쳐 있지만 정상부가 어느 지자체 관할인지에 따라 정상석을 설치·관리한다”며 “수락산과 불암산 정상부는 남양주시 행정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산림시설 관리도 행정구역에 따라 나눠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노원구도 서울 방향 등산로와 계단 등을 정비하고 있지만 정상 주변의 데크와 계단 등은 남양주시가 정비·관리하고 있다.

남양주시 측은 올해 초 노원구 측과도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정상석 설치를 두고 수락산과 불암산 전체를 ‘남양주의 산’으로 새롭게 규정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정상부의 행정구역을 명확하게 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포털 지도도 바로잡았다…“정상 위치 혼선 있었다”

시가 정상석에 ‘남양주시’를 명시하게 된 배경에는 시민들의 오랜 인식도 작용했다.

서울 쪽에서 수락산과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고 지하철 수락산역과 불암산역 역시 서울에 있다 보니 정상까지 서울 행정구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도 두 산의 정상 위치가 서울 노원구로 표시되면서 혼선을 키웠다.

남양주시는 올해 초부터 지도와 행정구역 관련 자료 등을 첨부해 포털 측에 위치정보 정정을 요청했다. 이후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를 거쳐 지난 5월 위치정보가 수정됐으며, 현재 수락산 정상은 남양주시 별내면, 불암산 정상은 남양주시 별내동으로 표시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 쪽에서도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았고 서울에서 올라오는 시민들도 많아 정상 역시 서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상부 관리 주체를 명확하게 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정상석에도 지역 정체성…‘남양주 운허체’ 새겨

이번 정상석 교체는 ‘2026년 수락산 숲길 정비사업’과 연계해 진행됐다.

수락산 정상석은 700×1,050×280㎜, 불암산 정상석은 600×1,050×250㎜ 규모로 돌받침을 포함해 제작됐다. 기존 정상석의 노후화와 작은 규모를 보완하면서 ‘남양주시’라는 지명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 명칭에는 일반 서체가 아닌 ‘남양주 운허체’를 사용했다.

남양주 운허체는 항일운동에 참여하고 국내 최초 한글판 불교사전을 편찬하는 등 우리말과 한글 발전에 힘쓴 운허 스님의 필적을 토대로 남양주시와 봉선사가 공동 제작한 서체다. 시는 이를 정상석에 음각으로 새겨 행정구역 표시와 함께 지역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담았다.

정상석 설치 과정에는 산 정상이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헬기 운반이 필요했다. 시 관계자는 정상석 관련 헬기 운반 등에 통상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정상석 2기의 제작·운반·설치에 실제 투입된 세부 사업비는 담당자의 출장으로 이날 통화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종기 남양주시 휴양시설관리과장은 “수락산과 불암산은 정상부가 남양주시에 위치한 소중한 산악자원”이라며 “이번 정상석 교체를 계기로 남양주의 산악자원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이 자연과 역사·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산림휴양 공간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석 교체는 돌 하나를 바꾼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지자체의 생활권과 등산로가 맞닿아 있어 모호하게 인식됐던 산 정상의 행정구역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수락산과 불암산은 여러 지자체에 걸쳐 시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산인 만큼, 정상의 행정구역을 알리는 것을 넘어 지자체 간 등산로 관리와 안전시설 정비, 관광자원 연계 등 공동 관리체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도 앞으로 살펴볼 대목이다.

남양주시는 지난 2일 불암산에 이어 3일 수락산 정상에 ‘남양주시’를 새긴 새로운 정상석 설치를 완료했다. (남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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