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에 접한 배드민턴, 지금도 이어가는 일상 속 운동
[애플온뉴스 서울=이성애 기자] “이왕에 내가 이 길을 왔으니 뭔가 의미 있는 길은 가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항상 했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천관사의 금강 스님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어린 시절 사찰에서 자라 수행의 길을 걸어온 그는 사람을 돕는 일과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수행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지난달 23일 애플온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출가 이후의 삶과 수행관, 오랫동안 이어온 배드민턴 이야기를 들려줬다.
◆ 사찰에서 자란 아이, 수행의 의미를 묻다
금강 스님에 따르면 사찰과의 인연은 생후 3개월 무렵 시작됐다. 이후 네 살에 출가했으며, 열한 살 때는 강화 전등사에서 행자 생활을 했다고 회고했다.
어린 시절 사찰은 생활의 터전이자 배움의 공간이었다. 함께 자라는 아이들이 있었고, 기도와 염불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일이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사찰에서 살게 된 사연을 원망하기보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키워준 신도들의 정성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신도들이 갖다 주는 시주물로 자란 사람이니 올바른 승려로서는 가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은 항상 가졌다”고 말했다.
사찰을 찾는 이들의 사연과 죽음을 접하는 경험도 삶을 바라보는 데 영향을 줬다. 서로 다른 형편의 사람들이 저마다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수행자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길을 설명할 때 ‘수행자’라는 표현에 의미를 뒀다. 종교의 구분에 앞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이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길을 함께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수행은 마음 씀씀이와 행동에 드러나야”
금강 스님이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한 말은 ‘초심’과 ‘평상심’이었다. 수행한 시간이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공부의 깊이를 판단할 수 없으며, 평소의 마음과 행동을 함께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상심을 지키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음을 살피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 수행자에게도 어려운 과제라는 설명이다.
“그 정도 배웠으니까 마음 씀씀이도 생각 씀씀이도 달라야 되는데, 일반인하고 똑같다고 하면 욕을 먹잖아요”
그가 가르침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다. 종교적 지식이나 특별한 경험을 내세우기에 앞서, 예의와 도리를 갖추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성이 있어야 되고, 예의와 경우가 있어야지만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할 수 있다. 이걸 가르치는 거죠” 자신이 배워온 내용과 수행에 관한 생각을 책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천관사 앞에 붙인 ‘호국’이라는 말에도 자신의 뜻을 담았다고 했다. 금강 스님은 이를 “나라를 위해서 내가 기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배드민턴장에서 이어가는 또 다른 일상
수행 이야기를 이어가던 금강 스님은 배드민턴을 화제로 꺼내자 운동을 시작하던 때를 떠올렸다. 스무 살 무렵, 절 아래 약수터에서 사람들이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그는 좌선과 상담 등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 운동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배드민턴을 꾸준히 이어온 이유였다.
지금도 배드민턴을 즐기는 그는 함께 운동하는 사람의 실력에 맞춰 호흡을 맞추는 데 의미를 뒀다. 초보자와도 함께 치는 이유를 묻자 자신의 처음을 떠올렸다.
“저도 초보 때가 있었으니까요”
금강 스님은 나이나 성별, 경제적 형편이 달라도 각자의 여건에 맞춰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배드민턴의 매력으로 꼽았다. 운동장에서는 상대의 수준을 살피며 한 경기를 이어가는 과정 자체가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사찰에서 시작된 삶과 지금의 일상을 설명하는 그의 말은 다시 마음과 행동으로 이어졌다.
금강 스님은 “좋은 생각과 좋은 마음과 옳은 행동을 했을 때는 그것이 몸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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