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효경 원더 대표 “버려진 것에서 가능성을 찾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10-27 06:00:09

500만원 사업화 자금으로 창업… 폐자원에 감성과 이야기 더해
상품 제작·전시로 확장… “지속 가능성은 나답게 살아가는 힘”
고효경 원더 대표가 지난 9월 9일 (주)원더에서 열린 아트테라피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원더= 제공) 

[애플온뉴스 구리=이성애 기자] 버려진 소재로 상품을 만들던 창업가는 그 안에 자신의 감성과 이야기를 담으며 업사이클링 작가가 됐다. 주식회사 원더(WONDER) 고효경 대표의 이야기다. 한복 자투리와 폐자원은 그의 손을 거쳐 쓰임을 얻고, 작품으로도 선보인다.

2023년 구리시 ESG 창업오디션에서 받은 사업화 자금 500만원은 출발점이었다. 기업의 기반을 다지며 시작한 상품 제작은 개인전으로 이어졌다. 고 대표가 말하는 ‘지속 가능성’은 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일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어려운 순간에도 나답게 살아갈 힘을 찾는 것까지 포함한다.

“버려진 자원이 작품이 되듯,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다시 빛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창업가에서 업사이클링 아티스트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고 대표에게 원더의 시작과 작품에 담은 생각을 들었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 (원더= 제공) 

― 업사이클링 작가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원더는 약 150가지의 업사이클링 교육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그중 고효경 대표가 특별한 의미를 두는 소재는 한복 자투리와 씨글라스다.

한복 자투리는 오래된 시장에서 수십 년간 한복을 지어온 장인들의 작업 과정에서 나온다. 고 대표는 한복을 50~60년 지어온 어르신들에게 “그 정도면 명인이시잖아요”라고 말하면 오히려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깊어졌다고 했다.

그는 오랜 숙련과 노동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작업 후 남은 자투리에도 그분들의 시간과 정성, 우리 고유의 색채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원더는 한복 자투리를 색과 문양, 질감에 따라 분류한 뒤 작품 주제에 맞게 재단한다. 이후 색을 조합하고 여러 겹으로 겹쳐 브로치와 노리개, 장식 작품 등으로 재구성한다.

대표 상품인 ‘씨글라스 회복키링’에도 버려진 소재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려는 생각이 담겼다. 바닷가에서 발견하거나 재사용 소재로 확보한 유리 조각 가운데 제작에 적합한 것을 골라 세척하고 건조한다. 표면과 모서리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고유의 형태와 색을 살려 부자재와 장식을 결합하고, 완성 후에는 내구성과 사용 안전성을 점검한다.

고 대표가 씨글라스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 소재가 지나온 시간에 있다. 깨지고 버려진 유리 조각이 파도와 모래에 마모되며 부드러워지는 과정이 사람의 삶과 닮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씨글라스를 작은 캔버스처럼 활용한다. 참여자들은 유리 조각 위에 각자의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한다. 같은 소재를 사용해도 저마다 다른 작품이 완성된다.

고 대표는 “버려진 소재가 각자의 감성과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 .(원더= 제공) 

― 한복 자투리와 씨글라스는 어디서 구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원더는 약 150가지의 업사이클링 교육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그중 고효경 대표가 특별한 의미를 두는 소재는 한복 자투리와 씨글라스다.

한복 자투리는 오래된 시장에서 수십 년간 한복을 지어온 장인들의 작업 과정에서 나온다. 고 대표는 한복을 50~60년 지어온 어르신들에게 “그 정도면 명인이시잖아요”라고 말하면 오히려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깊어졌다고 했다.

그는 오랜 숙련과 노동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작업 후 남은 자투리에도 그분들의 시간과 정성, 우리 고유의 색채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원더는 한복 자투리를 색과 문양, 질감에 따라 분류한 뒤 작품 주제에 맞게 재단한다. 이후 색을 조합하고 여러 겹으로 겹쳐 브로치와 노리개, 장식 작품 등으로 재구성한다.

대표 상품인 ‘씨글라스 회복키링’에도 버려진 소재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려는 생각이 담겼다. 바닷가에서 발견하거나 재사용 소재로 확보한 유리 조각 가운데 제작에 적합한 것을 골라 세척하고 건조한다. 표면과 모서리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고유의 형태와 색을 살려 부자재와 장식을 결합하고, 완성 후에는 내구성과 사용 안전성을 점검한다.

고 대표가 씨글라스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 소재가 지나온 시간에 있다. 깨지고 버려진 유리 조각이 파도와 모래에 마모되며 부드러워지는 과정이 사람의 삶과 닮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씨글라스를 작은 캔버스처럼 활용한다. 참여자들은 유리 조각 위에 각자의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한다. 같은 소재를 사용해도 저마다 다른 작품이 완성된다.

고 대표는 “버려진 소재가 각자의 감성과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효경 대표가 지난 14일 남양주 별가람 (주) 원더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애플온뉴스) 

― 예술 활동을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이어가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고효경 대표는 작품의 가치와 기업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키는 일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업사이클링은 소재마다 형태와 상태가 달라 규격화하거나 대량생산하기 어렵다. 소재를 찾고 선별하는 단계부터 디자인과 제작까지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지만, 그 가치가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사업을 이어갈 안정적인 수익 구조도 필요하다”며 “작품과 아트 굿즈 판매에 교육·체험 프로그램, 기업·공공기관 협업을 결합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더는 특히 교육과 기관 협업을 사업의 한 축으로 키워왔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는 긴급복지지원 업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소진 예방과 자기관리 교육을 진행했다. 경기 미래학교에서는 청소년 대상 업사이클링 예술교육을 운영하고, 남양주시 문화재단과는 주민 참여형 감정순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고효경 대표는 작품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기업이 지속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 .(원더= 제공) 
짜투리 한복으로 만든 작품. (원더= 제공) 

― ‘감정순환’과 ‘회복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고효경 대표는 감정순환을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며,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일상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지만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그 마음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예술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씨글라스 회복키링’ 만들기다. 참여자는 씨글라스가 지나온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와닿는 조각을 고른 뒤 색과 장식을 더해 자신의 감정이나 바람을 작품에 담는다.

그는 “기술적으로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보다 왜 그 색을 골랐는지, 어떤 마음을 담았는지, 완성된 작품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 지역 주민, 공공기관 종사자, 기업 구성원 등 참여 대상에 맞춰 운영한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는 복지업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감정 인식과 씨글라스 창작, 아로마 소재를 활용한 자기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고 대표는 “타인의 어려움을 돌보느라 자신의 마음을 살필 여유가 부족한 분들이 잠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의료적 치료나 전문 심리상담이 아닌, 예술을 활용한 자기표현과 일상적인 자기돌봄 활동”이라며 “참여자의 소감이 임상적으로 검증된 치료 효과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더는 앞으로 만족도 조사와 참여자의 자기보고 기록을 체계화해 교육적 성과와 참여 경험을 살펴볼 계획이다.

고 대표는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약속보다 한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시간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원더= 제공) 

― 업사이클링 활동의 환경적 성과는 어떻게 확인하고 있나요?

고 대표는 씨글라스와 한복 자투리, 데님 원단, 코르크 등 재사용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폐자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을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를 세척하는 데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제작 과정에서도 금속 부자재와 접착제, 장식품, 포장재 등 새로운 자원이 들어간다”며 “실제 환경적 성과를 확인하려면 재사용한 소재의 양뿐 아니라 추가로 투입한 재료와 제작 과정의 환경적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원더는 다양한 소재를 작품과 교육에 활용하며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환경적 효과를 수치로 제시할 수 있는 기록과 기준은 앞으로 마련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앞으로 소재별 확보 경로와 사용량, 제작 수량, 추가 자재 투입량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려고 한다”며 “완성된 물건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과 실용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순환은 버려진 소재를 몇 개 활용했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습관, 남은 소재에서 새로운 쓰임을 발견하는 시선으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2 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원더= 제공) 

― 운현궁 전시에서 한복과 폐자원을 연결해 전하려던 메시지는?

2025년 5월 서울 운현궁 기획전시실에서 연 ‘원더풀타임’에서는 한복 자투리와 폐자원을 조합하고 겹쳐 만든 작품 약 20점을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 ‘바다의 조각, 한복에 피어나다’에서는 씨글라스와 한복 소재에 담긴 시간과 문화적 의미를 더 깊이 탐색했다.

한복에 주목한 이유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안에 축적된 사람의 시간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한복을 지어온 장인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중한 기술과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한복 자투리에는 숙련된 손길과 오랜 노동, 한국 고유의 색채와 문화적 기억이 담겨 있다. 그 조각들을 오늘의 예술적 표현으로 다시 연결하고 싶었다. 바다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한 씨글라스와 만나면 서로 다른 시간의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에 담을 수 있다고 봤다.

전시에서 시도한 제작 방식은 이후 아트클래스와 아트 굿즈로 이어졌다. 한복 자투리 브로치와 노리개, 씨글라스 회복키링 등을 통해 교육과 지역 축제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2026년에는 남양주시 공간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청바지 액자와 한복 자투리 아트워크 등 주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전시가 작품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작품의 이야기가 교육과 체험으로 이어지고, 참여자가 직접 만든 물건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면 예술도 일상으로 확장된다. 전통 역시 오늘의 삶에서 다시 쓰이고 사랑받을 때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 (원더= 제공) 

― 1년 안에 구리·남양주에서 실현하고 싶은 사업은?

고효경 원더 대표는 앞으로 1년간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예술교육을 확대하고, 주민 대상 감정순환 아트클래스를 정례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지역 상권과의 협력과 전문 강사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목표로 제시했다.

원더는 올해 경기 미래학교에서 청소년들과 업사이클링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구리시 교문중학교 학생 약 310명을 대상으로 진로 연계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청소년들이 버려진 소재를 작품으로 바꾸는 경험을 통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창의성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공간 발굴 프로젝트에서 운영한 예술·자기돌봄 콘텐츠를 발전시켜 주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참여할 수 있는 감정순환 아트클래스도 정기적으로 열고자 한다. ‘원더웨이스트―찾아가는 상권회복 프로젝트’는 상인과 예술가, 사회적경제기업이 함께하는 협력 사업으로 확대할 구상이다.

지역 강사들의 참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과정과 운영 매뉴얼도 정리할 계획이다. 고 대표는 지속적인 기관 협업과 안정적인 운영 공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구리·남양주에서 쌓은 경험이 더 넓은 시장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지역의 일자리와 문화적 기회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뷰티썸수원2025 뷰티순환·소부스운영. 공식세미나 뷰티회복키링이너뷰클래스. (원더= 제공) 

―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고효경 대표는 지속 가능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잃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 줘야만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내가 먼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세상에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유리 조각이 제게는 예술 작품이 되고, 교육 콘텐츠와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됐다”며 “원더는 구리·남양주에서 성장해 핀란드 헬싱키와 인도 뉴델리까지 활동 무대를 넓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단순한 성공담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다움을 지키며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로 전해지기를 바랐다.

고 대표는 “한 조각의 씨글라스에도 다시 빛날 시간이 있듯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가능성을 발견할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그 가능성을 예술로 표현하고, 교육으로 나누며, 사업으로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운현궁 고효경 개인전 5월 27일-6월 1일 지속가능한 나로 나아가기 원더풀타임展.(원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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