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애 넘어 피어난 ‘희망싹’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9-14 18:30:20
봉사자들 재능기부로 전시·시상 지원… 자립 향한 첫걸음
[애플온뉴스 서울=이성애 기자] 장애는 작품 앞에서 보이지 않았다. 화폭을 가득 채운 색과 선, 그 안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14일 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케이블카 2층 전시관에서 서울시 중증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제1회 ‘희망싹 환경사랑 그림전시회’ 시상식과 전시회가 열렸다.
이날 전시장에는 중증장애인 예술가들이 ‘환경사랑’을 주제로 완성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산과 나무, 꽃, 도시와 자연 등을 자신만의 색채와 표현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웠다.
단순히 장애인의 작품이라는 설명만으로 바라보기에는 아까웠다. 선명한 색채와 세밀한 표현,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났다. 장애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작품’ 그 자체였다.
행사는 작품 전시와 함께 시상식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30여명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사진 속 시상식에서는 수상자가 꽃다발과 상장을 받고, 행사 관계자와 봉사자들이 박수로 축하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희망싹협동조합 권대표 이사장은 행사의 의미를 ‘자립’에 뒀다.
권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서울시 중증장애인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환경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 전시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경제적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기획된 뜻깊은 공익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와 시상식으로 끝나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중증장애인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뒷받침한 손길도 있었다. 신천지 자원봉사자들은 별도의 대가 없이 행사 준비와 진행 등에 참여했다. 행사장에서는 ‘희망싹’이라고 적힌 노란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시상 진행과 참석자 안내 등 곳곳에서 손을 보탰다.
특히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일회성 체험이나 복지 프로그램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평가받는 예술활동과 경제적 자립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데 있다.
이날 전시장에 걸린 그림들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인’이라는 익숙한 시선과는 다른 이야기를 건넸다. 누군가에게는 한 장의 그림이지만, 작가에게는 자신의 이름과 재능을 세상에 알리는 또 하나의 통로다.
첫발을 뗀 ‘희망싹’이 이름 그대로 중증장애인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창작과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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