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정평화통일국민연대, 통일 해법… 독일서 찾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9-12 18:20:53
“통일을 정답처럼 가르치기보다 평화·공존 가치로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애플온뉴스 연천=이성애 기자] 경기도 공정평화통일국민연대 연천군·포천시지회가12일 백학자유리조트에서 평화통일대학 입학식 및 분임토의 수료식을 개최했다.
경기도민 평화통일대학. 연천과 포천에서 모인 시민과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김지희 평화통일대학 총장은 ‘평화로운 한반도, 존중과 공존의 사회, 미래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통일의 미래’를 화두로 던지며 이날 교육의 문을 열었다.
김 총장은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통일을 정답처럼 가르치기보다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평화통일대학은 한반도 정세와 평화통일 전망에서 시작해 독일 통일의 교훈과 정부의 대북전략, 북미평화협정의 의미까지 짚었다. 세 차례 강연을 들은 교육생들은 마지막 순서로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분임토의를 이어갔다.
◆ ‘통일이냐 평화냐’ 달라진 한반도 현실
1부 특강에서는 권민학 통일연구원 원장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 원장은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2023년 말부터 남북관계를 사실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한반도에서는 ‘통일이냐, 평화냐’를 둘러싼 새로운 논의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는 기존 방식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비핵화를 먼저 요구하는 이른바 ‘입구 전략’만으로는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군사적 위협을 줄여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을 거친 뒤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추진하는 접근을 제시했다. 핵 문제 역시 동결과 감축 등의 단계를 거쳐 최종적인 비핵화로 나아가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홍현익 “독일 통일 핵심은 정책의 지속성”
2부에서는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독일 통일의 교훈과 이재명 정부의 대북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홍 사무총장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으로 서독 정부가 정권 교체에도 동독과의 화해·협력 기조를 장기간 이어갔다는 점을 꼽았다.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슈미트 정부에 이어 보수 성향의 헬무트 콜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동독과의 화해·협력 정책은 큰 틀에서 유지됐고, 이러한 정책의 지속성이 독일 통일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서독이 통일 자체를 계속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분단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 동서독 주민 간 접촉을 확대해 나간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한국의 대북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화해·협력과 강경정책 사이를 오가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독일 사례처럼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강연에서 토론으로… 평화통일, 시민에게 묻다
3부에서는 김후년 대진대학교 교수가 ‘북미평화협정 체결의 의미’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어 교육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분임토의가 열렸다. 주제는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자세’였다. 앞선 세 차례 특강이 한반도 정세와 독일 통일의 경험, 북미관계를 전문가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시간이었다면, 분임토의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시민의 문제로 가져와 의견을 나눴다.
토론에서는 평화통일을 둘러싼 세 가지 물음이 화두로 제시됐다.
첫째는 ‘우리는 어떤 평화를 원하는가’였다.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인 ‘소극적 평화’에 머물 것인지, 협력과 공동번영이 작동하는 ‘적극적 평화’로 나아갈 것인지에 따라 앞으로 평화체제와 협정에 담아야 할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둘째는 ‘한국은 평화협정의 주체인가, 객체인가’였다. 남북 당사자 원칙을 어떻게 관철할 것인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다시 대화의 통로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셋째는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평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남북관계와 평화통일 정책이 정권 변화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며 교착을 반복해 온 만큼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선언이나 정책은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조약과 법률,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마련된 평화의 기반은 쉽게 뒤집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날 교육은 ‘통일’을 하나의 정해진 답으로 제시하기보다 평화와 공존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데 무게가 실렸다.
전문가들의 강연으로 시작된 평화통일의 화두는 마지막에는 시민들의 질문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어떤 평화를 원하는가. 우리는 평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정권이 바뀌고 세대가 달라져도 이어지는 평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김지희 총장이 교육의 문을 열며 던진 “통일을 정답처럼 가르치기보다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이날 분임토의에서 다시 시민들의 질문으로 이어졌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된 이날 교육은 전문가의 해법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평화의 의미와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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