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은 자살률 1위인가”…남양주시 ‘생명안전망’ 실험, 해법 될까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5-04 14:19:10

‘자살예방관’ 지정…행정·경찰·의료 연결된 통합 대응 첫 시도

“사후 대응 아닌 사전 감지로”…한국형 패러다임 전환 시험대

남양주시가 개최한 자살 예방 협력회의 모습. (남양주시= 제공)

[애플온뉴스=남양주 이성애 기자] ‘왜 한국은 여전히 자살률 1위 국가인가?’ 남양주시가 개최한 자살 예방 협력회의는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이 질문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찾기 위한 실험에 가깝다. 지금까지의 자살 예방 정책이 ‘사후 대응’에 머물렀다면, 이번 시도는 ‘사전 감지와 즉각 개입’이라는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한다.

◆ ‘자살예방관’ 도입…책임 없는 시스템에서 ‘책임 있는 구조’로
남양주시는 지난달 30일 시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보건·복지·경찰·소방·정신건강 분야 관계기관이 참여한 자살예방 협력회의를 열고, 지역 기반 생명안전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자살예방관’ 지정이다. 김상수 시장 권한대행이 총괄 책임을 맡으면서, 기존처럼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자살 예방 업무를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누가 책임지는가”가 불분명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행정적 실험으로 해석된다.

◆ 한국 자살률 1위의 구조적 이유…“개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자살 문제는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현장 전문가들은 다음 세 가지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다. ▲위기 신호를 발견해도 연결되지 않는 ‘단절된 시스템’ ▲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부족 ▲ 경제·고립 문제와 복지 시스템의 분절 등 실제로 자살 고위험군은 이미 여러 기관(병원·경찰·복지)에 접촉한 이력이 있음에도, 정보가 연결되지 않아 ‘놓치는 경우’가 많다.

◆ 해법은 ‘속도’와 ‘연결’…골든타임을 살릴 수 있나 이번 회의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속도’다. 참석 기관들은 ▲고위험군 조기 발굴 ▲응급 상황 즉시 대응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공감했다.

결국 자살 예방의 핵심은 “위기 순간, 누가 얼마나 빨리 개입하느냐”로 압축된다.

남양주시는 이를 위해 경찰·소방·보건소·정신건강센터 간 정보 연계를 강화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막는 게 아니라, 놓치지 않는 것”…패러다임 전환 시작
김상수 권한대행은 “자살 예방은 특정 기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즉시 연결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자살 정책의 방향이 ‘막는 것’에서 ‘놓치지 않는 것’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양주시의 이번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구조가 작동한다면 ▲지방정부 주도의 자살 예방 모델 ▲기관 간 실시간 연계 시스템 ▲책임 기반 행정 구조라는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한국 사회는 여전히 “알고도 막지 못하는 구조”를 반복하게 된다.

자살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보내진 ‘신호’를 사회가 놓친 결과다. 남양주시의 실험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정말로, 그 신호를 놓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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