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동구릉 ‘3인 3색 해설’ 운영…조선 왕·왕비 이야기 직접 듣는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4-26 09:16:46
조선 왕릉에서 펼쳐지는 입체 역사 체험
‘문화가 있는 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애플온뉴스=구리 이성애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동구릉이 단순 관람을 넘어 ‘이야기가 있는 역사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구리시가 마련한 ‘3인 3색 해설 프로그램’은 왕릉을 걷는 경험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시민 체감형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운영된다. 조선 왕과 왕비의 삶을 각각 다른 시선으로 풀어내며, 단순 설명을 넘어 시대의 맥락과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왕과 왕비…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는 조선의 역사
프로그램은 홀수달과 짝수달로 나뉘어 진행된다.
홀수달(5·7·9·11월)은 ‘왕의 시대’를 주제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임진왜란을 겪은 선조, 탕평책을 펼친 영조 등 주요 왕의 통치와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참가자들은 능역을 이동하며 왕의 선택과 국가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방식으로 해설을 듣는다.
짝수달(4·6·8·10월)은 ‘왕비 열전’이다. 명성황후, 단의왕후, 정순왕후 등 조선 왕비들의 삶과 정치적 역할을 조명하며, 기존 역사 서술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여성 서사를 전면에 끌어올렸다. 이는 역사 해석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읽힌다.
◆‘걷는 해설’에서 ‘체험형 역사’로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이동형 해설’이다. 참가자들은 약 2시간 동안 능역을 직접 걸으며 해설을 듣는다. 일부 능상은 일반 관람이 제한된 공간이지만, 프로그램 참여자에게는 특별 관람 기회가 제공된다.
이는 기존의 정적인 문화재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이해하는 역사’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단순히 설명을 듣는 것을 넘어 공간과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문화유산 활용, ‘관람’에서 ‘콘텐츠’로 확장
구리시의 이번 시도는 문화유산 활용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보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시민 체험과 콘텐츠화가 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동구릉은 조선 왕릉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다양한 왕과 왕비가 묻힌 곳으로, 스토리 자원이 풍부한 공간이다. 이를 단순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이번 프로그램에 반영됐다.
구리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동구릉에서 조선의 다양한 시대와 인물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1시에 운영되며, 회차별 참여 인원은 30명 이내로 제한된다.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 ‘이야기를 걷는 경험’으로 바뀌고 있는 동구릉. 문화유산이 시민 일상 속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올 수 있는지 시험하는 현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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