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인민원 발급기 앞에서 멈춘 시민”… 알고도 방치된 ‘지문 인식 오류’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4-09 20:18:44
무인민원 발급기, 편의인가 불편인가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지문 인식 실패’
알고도 개선 없는 행정, 시민은 돌아간다
[애플온뉴스=서울 이성애 기자] “이 기계, 왜 있는 거죠.”
비가 내리던 9일, 서울시청 내 무인민원 발급기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서류 한 장을 떼기 위해 찾은 기기였지만, 지문 인식은 끝내 작동하지 않았다. 몇 차례 반복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발급은 실패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중랑구 세무서를 찾았을 때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무인민원 발급기를 이용하려 했지만 지문 인식이 되지 않아 서류를 발급받지 못했다. 당시에도 결국 창구를 찾아야 했다.
이날 역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시청에서 발급을 포기한 뒤, 다시 종로구청까지 이동해 서류를 발급받았다.
◆ 반복되는 오류, 그러나 그대로인 시스템
무인민원 발급기는 ‘비대면 행정’과 ‘시민 편의’를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작 기본 기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문 인식 오류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발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일시적인 오류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기관에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별다른 안내나 개선 조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시민은 발길을 돌린다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의문은 이것이다.
“이 문제가 이미 알려져 있는데, 왜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가.”
무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즉각적인 점검 사용 중지 안내 대체 방법 안내중 최소한 하나는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기는 그대로 운영되고, 시민은 오류를 겪은 뒤에야 발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시간과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된다.
◆ 익숙해진 불편, 사라진 문제 제기
더 낯선 장면은 따로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별다른 항의나 문제 제기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불편에 시민들이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행정 서비스의 목적이 ‘편의’라면,
그 최소 기준은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은 서비스가 아니다”
무인민원 발급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행정이 시민과 만나는 창구다.
그 창구가 멈춰 있다면
문제는 기계가 아니라 관리와 책임의 문제다.
시민은 더 이상 불편에 익숙해질 이유가 없다.
행정 역시 그 불편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지문이 인식되지 않는 기계 앞에서 멈춘 것은
단지 한 명의 시민이 아니라,
행정 서비스의 신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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