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도서관 아니다”… 의정부, ‘미술+해설’로 문화 수준 끌어올린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3-30 13:18:09

전시 해설까지 시민이 맡는 시대
도서관의 역할 확장… ‘미술관 기능’ 흡수
문화 격차 해소, 지역 문화 수준 높이는 실험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시민 전문 안내원(도슨트)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전경. (의정부시=제공)

[애플온뉴스=의정부 이성애 기자] 의정부의 공공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시민이 직접 전시를 해설하는 ‘참여형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시민 전문 안내원(도슨트)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순한 견학을 넘어, 실제 전시 해설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무형 교육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슨트들이 전시를 ‘보는 수준’을 넘어 ‘설명하는 수준’까지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 구성과 공간 연출 방식까지 함께 분석하며 해설 시각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책 읽는 공간에서 문화 해설 공간으로”

이번 견학에서 도슨트들은 호암미술관 기획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관람했다. 해당 전시는 한국 모더니즘 조각을 대표하는 김윤신 작가의 약 70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다.

참여자들은 작품 해설뿐 아니라 전시 동선, 공간 구성, 관람 흐름 등을 함께 체험했다. 이는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스토리텔링형 해설’ 역량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 도서관에서는 보기 어려운 시도다. 책 중심이던 도서관 기능이 전시, 해설, 체험으로 확장되면서 문화시설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 시민이 ‘해설자’ 되는 공공문화 모델

의정부미술도서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민 도슨트’ 운영 방식에 있다.

전문 큐레이터가 아닌 일반 시민이 교육을 통해 전시 해설을 맡는 구조로, 시민 참여형 문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이는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이 문화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슨트는 전시의 맥락을 설명하고 작품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해설의 질에 따라 관람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전문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견학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외부 미술관 사례를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해설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 “문화 격차 줄이는 핵심 인프라로”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미술관을 품은 도서관’을 지향하는 전국에서도 드문 형태의 공공도서관이다. 책과 전시가 결합된 구조는 시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내 문화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기대된다.

특히 별도의 미술관을 찾지 않아도 도서관에서 수준 높은 전시와 해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다.

도서관 관계자는 “다양한 전시 사례를 경험한 도슨트들이 더 깊이 있는 해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시민 전문 안내원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공공도서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지식 전달 중심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도서관의 경쟁력은 ‘책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질’로 이동하고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실험이 지역 문화 수준을 끌어올리는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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