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지지 않던 집… 누가 바꿨나”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3-26 21:43:15

중증질환 노인부부… 위생·안전 모두 무너진 주거 현실

공공 혼자 한계… 교회 봉사단 결합 ‘현장형 복지’ 작동

“발굴이 핵심”… 숨어있는 주거 취약층 대응 과제로

▲ 지난 21일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서 진행된 주거환경 개선 현장 모습. (의정부시=제공)

[애플온뉴스=의정부 이성애 기자] “집은 있는데, 살 수 없는 집.”

지난 21일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서 진행된 주거환경 개선 현장은 지역 복지의 사각지대를 그대로 드러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주택이지만, 내부는 노후 시설과 파손으로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가구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도 안에 있지만 지원은 닿지 않는, ‘보이지 않는 주거 빈곤’이다.

◆ 질병·빈곤 겹치며 ‘방치된 주거환경’

이번 지원 대상은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 노인부부 가구다.
오랜 기간 집수리를 하지 못하면서 위생과 안전 문제가 동시에 악화된 상태였다.

낡은 변기와 수전은 정상적인 사용이 어려웠고, 파손된 유리창과 방충망은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단순한 불편 수준이 아니라
건강 악화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 상태였다.

이처럼 고령·질병·빈곤이 결합된 가구일수록
주거환경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으로 빠지게 된다.

◆ “행정만으로는 한계”… 민관 협력 해법 작동

이번 사업은 의정부2동 주민센터와 지역 교회 봉사단이 함께 추진했다.

공공이 대상 가구를 발굴하고
민간이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노후 변기 및 수전 교체,
파손된 유리창 보수,
방충망 교체 등
주거환경 전반에 대한 정비가 이뤄졌다.

단순 수리가 아니라
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되돌리는 ‘기초 회복 작업’에 가깝다.

이 같은 민관 협력 방식은
행정 인력과 예산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소규모·긴급형 복지 문제를 보완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발굴’

전문가들은 주거복지 정책의 핵심을
‘지원 규모’가 아닌 ‘대상 발굴’에서 찾는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조건은 충족하지만 제도를 모르거나
접근하지 못해 지원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정보 접근성 부족과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문제 자체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례 역시
민관 네트워크를 통해 발굴되지 않았다면
장기간 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

◆ 단발성 아닌 ‘지속 구조’가 관건

의정부2동은 향후에도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구를 적극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개선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미경 동장은 “민관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현재와 같은 방식은
개별 기관의 참여 의지에 의존하는 구조로
지속성과 확장성 확보가 쉽지 않다.

결국
지역 단위 협력 모델을 제도화할 수 있느냐가
주거복지의 다음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이지 않는 집’을 찾는 일

주거 문제는 단순한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 안전, 삶의 존엄과 직결된다.

이번 의정부 사례는
대규모 예산이나 정책이 아니라도
현장 중심의 협력이 실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아직도 지역 곳곳에는
‘집은 있지만 살 수 없는 집’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드러낸다.

복지는 결국
얼마나 많이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먼저 발견하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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