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임대료 0원 덕분에 창업” … 별내 청년창업랩 가보니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6-10 19:53:57

임대료 없는 2년, 청년에게는 ‘인생의 기회’
공실과 창업난 잇는 민관 협력 실험
남양주시 별내동 파라곤스퀘어 청년 창업가들의 작은 가게들. (애플온뉴스)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창업은 꿈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10일 오후에 만난 권영하 카페 '꾸움방' 대표(30대·여·남양주시 호평동)는 커피를 내리며 창업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남양주시 별내동 파라곤스퀘어. 별내 청년창업랩에는 카페와 공방, 소품점, 스튜디오 등 청년 창업가들의 작은 가게들이 손님을 맞고 있었다.

권 대표는 제과·제빵 기술과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추고 오래전부터 카페 창업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상가 임대료와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까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남양주시의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이 아니었다면 사실 카페를 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업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건설과 남양주시에 정말 감사하다”며 “그동안 조금씩 모아온 돈으로 인테리어와 창업 준비를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실제 창업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꿈은 카페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그 꿈을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웃었다.

화려한 상권은 아니지만 가게마다 저마다의 꿈과 사연이 담겨 있었다.

올해 문을 연 별내 청년창업랩은 남양주시와 라인건설이 협력해 조성한 청년 창업 공간이다. 지식산업센터 내 공실 상가를 활용해 청년 창업가들에게 2년간 임대료 없이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12개 팀이 모두 입점해 운영 중이며 중도 포기나 폐업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별내 청년창업랩이 자리한 파라곤스퀘어는 별내동 용암천 산책로와 맞닿아 있다. 기자가 찾은 이날에도 용암천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창업 공간 앞에는 녹지와 산책로가 펼쳐져 있어 일반 상가 밀집지역과는 또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카페와 공방, 사진 스튜디오 등이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별내동 인구는 8만 3000여 명 규모로 성장한 신도시 지역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생활 인프라가 형성돼 있으며 용암천을 중심으로 한 생활권이 자리 잡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에게는 단순히 임대료 부담이 없는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생활형 상권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남양주시 별내동 파라곤스퀘어 청년 창업가들의 작은 가게들. (애플온뉴스)

◆창업 2개월, 조금씩 자리 잡는 가게

개업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매출도 조금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권 대표는 “아직 큰 수익은 아니지만 직장인 초봉 정도의 수입은 나온다”며 “용암천 산책이나 운동을 하러 온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이 하나둘 찾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 안에는 직접 만든 디저트와 커피 향이 가득했다.

그는 “처음에는 손님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며 “앞으로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 공실 문제와 청년 창업난, 한 번에 풀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지난해 10월 남양주시와 라인건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라인건설은 별내 파라곤스퀘어 내 공실 상가를 제공하고, 남양주시는 창업가 모집과 운영 지원을 맡았다. 시는 별도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다.

건설사가 보유한 공실을 활용하고 청년들에게는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다.

입점자들은 관리비와 인테리어 비용은 부담하지만 월 임대료는 2년간 면제받는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공실 문제와 청년 창업 지원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현재 12개 팀 모두 정상 운영 중이며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관계자는 “우려했던 것보다 입점 점포들의 운영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정책은 ‘지원’이 아니라 ‘기회’다

청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보조금이 아니다.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별내 청년창업랩은 거창한 예산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임대료 부담 때문에 창업을 포기했던 청년들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고 있었다.

카페 '꾸움방' 대표의 말처럼 ‘창업의 꿈’은 누군가에게는 막연한 희망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실제 삶이 된다. 별내 청년창업랩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이곳에서는 12명의 청년들이 매일 가게 문을 열며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이 별내 청년창업랩이 가진 가장 큰 성과인지도 모른다. 공실은 창업 공간으로, 청년의 꿈은 현실로 바뀌고 있었다. 별내 청년창업랩은 지금도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이다.

남양주시 별내동 파라곤스퀘어 청년 창업가들의 작은 가게들. (애플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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