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 누수 원인 확인
GPR 탐사로 지하공동 26곳 사전 발견

[애플온뉴스=남양주 이성애 기자] 한밤중 시민 신고로 시작된 도로 침하 사고가 하루 만에 복구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한 ‘도로 보수’ 차원을 넘어 노후 지하시설 관리와 도시 안전 체계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양주시는 지난 8일 밤 다산동 도농고등학교 앞 도로에서 발생한 도로 처짐 현상에 대해 긴급 복구 작업을 실시해 9일 오후 원상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원인은 도로 하부에 매설된 25년 이상 된 노후 상수도관 누수로 확인됐다. 시는 시민 신고 직후 차량 통제와 안전펜스 설치 등 긴급 조치를 시행했고, 누수 조사와 굴착 작업을 병행하며 복구에 나섰다.
◆ “도로 밑은 보이지 않는다”… 노후 지하시설이 만든 불안
최근 전국 곳곳에서는 도로 침하와 지반 붕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 노후 상·하수관로 파손이나 지하 공동(空洞) 발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도심 지역은 차량 통행량 증가와 대형 지하개발사업 확대가 이어지면서 지반 안전에 대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공간의 균열과 공동은 사고 발생 전까지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남양주시 사례 역시 단순한 도로 균열이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관로 노후화가 지반을 약화시키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칫 대응이 늦어졌다면 차량 추락이나 보행자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는 복구 과정에서 누수 지점 차단과 관로 정비뿐 아니라 도로 하부 공동 발생 여부와 주변 지반 상태까지 집중 점검하며 추가 사고 예방에 나섰다.
◆ “사고 뒤 복구 아닌 사전 탐지”… GPR 탐사 확대
남양주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선제적 지반 안전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GPR은 지하 내부를 비파괴 방식으로 탐사해 공동이나 침하 위험 구간을 사전에 발견하는 장비다.
실제로 남양주시는 최근 관내 약 50km 구간에 대한 GPR 탐사를 통해 지하 공동 26개소를 사전 발견하고 신속 복구를 진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 관리’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국토안전관리원과 협력해 지반침하 우려 지역과 대형 지하개발사업장 주변 도로에 대한 정밀 탐사도 병행하고 있다. 집중호우 이후 취약구간 긴급 점검과 노후 상·하수관로 주변 안전관리 역시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도시 안전의 핵심 과제로 ‘지하 인프라 관리’를 꼽는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수십 년 된 관로와 지하시설이 도심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시민 안전, 결국 ‘보이지 않는 곳’ 관리가 핵심
이번 도농고 앞 도로 침하 사고는 신속 복구 자체보다 “얼마나 빨리 위험을 발견하고 대응했는가”에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민 신고 직후 즉각적인 차량 통제와 현장 대응, 누수 원인 파악, 지반 안정화까지 하루 만에 마무리한 점은 추가 피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노후 기반시설 교체 속도를 높이고 정기적인 탐사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수 남양주시장 권한대행은 “도로 처짐 발생 직후 관계 부서가 신속히 현장에 투입돼 시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선제적 점검과 노후 기반시설 관리 강화로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시 안전은 눈에 보이는 건물보다, 보이지 않는 지하 공간 관리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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