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나서… “복지는 발견이 먼저”
[애플온뉴스=이성애 기자]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는 사회적 과제다. 제도는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주민이 행정망 밖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주변과 단절된 채 위기 상황에 놓이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정부시 송산2동이 지역 주민과 생활밀착시설을 연결한 민관 협력 방식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송산2동은 지난 4월 7일부터 5월 22일까지 관내 취약계층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2026년 상반기 취약계층 집중 거주지역 위기가구 발굴·지원 조사’를 실시해 총 9건의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20건의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복지안전망 구축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원룸촌 늘어나는 시대… 더 깊어지는 복지 사각지대
최근 전국적으로 원룸과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은 복지 사각지대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혼자 거주하는 청년과 중장년층, 고령자 등이 증가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 문제를 겪어도 주변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월세 체납, 고독사 위험, 실직과 질병 등 위기 상황이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송산2동 역시 통집(원룸) 밀집지역인 1통, 2통, 4통, 36통을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집중 조사했다.
행정기관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지역 통장과 부동산 중개업소, 편의점, 두드림(DO DREAM) 민관 협력 복지지원체계가 함께 참여했다.
복지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를 발견하는 일이다. 도움이 필요한 주민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역시 ‘찾아가는 복지’ 개념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월세가 밀렸어요”… 생활 현장이 복지창구 역할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생활밀착시설의 역할이다.
송산2동이 발굴한 9건의 위기가구 가운데 4건은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확인됐다.
월세 체납이 반복되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세입자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복지 위기 가능성을 파악한 것이다.
또 편의점 제보를 통해 1건의 위기가구가 확인됐으며 통장들의 현장 활동으로도 2건이 발굴됐다.
평소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위기 신호를 먼저 포착한 셈이다.
이는 복지가 더 이상 행정기관만의 영역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적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편의점과 부동산은 주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접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 전문가들 역시 고독사 예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주민 생활권 내 민간 네트워크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발견에 그치지 않고 지원까지 연결
송산2동의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실태조사에서 끝나지 않았다.
발굴된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공무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생활실태와 위기 상황을 확인한 뒤 맞춤형 지원을 실시했다.
지원 내용은 ▲복지상담 9건 ▲긴급생계비 신청 3건 ▲민간자원 연계 2건 ▲후원물품 지원 4건 ▲공공서비스 연계 2건 등 총 20건에 달한다.
긴급생계비 지원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 등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주민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제도다.
또 민간 후원과 공공서비스를 함께 연계함으로써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돌봄 체계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위기를 발견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복지 행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지는 제보에서 시작된다”
복지 현장에서는 흔히 ‘한 사람의 관심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말이 사용된다.
실제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은 사회적 관계망이 약한 경우가 많아 주변의 작은 관심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 된다.
황보경 송산2동장은 “위기가구 발굴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 주민과 생활밀착시설의 관심과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위기상황에 놓인 주민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복지의 성패는 ‘발견’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복지정책의 핵심이 지원 규모보다 발굴 체계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제도가 아무리 많아도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내지 못하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산2동 사례는 지역 주민과 생활밀착시설, 행정기관이 함께 움직일 때 복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민관 협력 모델은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만한 복지안전망 구축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송산2동은 올해 말까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 대상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 하반기 취약계층 집중 거주지역 발굴 및 자원 조사를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는 결국 누군가를 발견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송산2동의 작은 제보 한 통, 이웃의 관심 한 번이 보이지 않던 주민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이는 지역 공동체가 가진 가장 강력한 복지 자산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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