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광릉숲의 다음 560년, 주민과 묻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10-09 19:20:06

숲 보전 전제 교육·청년 참여 논의
도의회 “주민 의견 듣고 과제 풀겠다”
주민 “생활 공간도 함께 고려해야”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9일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년 광릉숲포럼’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자연과 인간이 공생해야 하지만, 주위 지역의 주민들까지도 같이 공생했으면 좋겠습니다.”

9일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년 광릉숲포럼’. 패널들의 정리 발언에 이어 한 지역 주민이 숲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을 전했다. 숲을 지키는 필요성에 더해 주민의 생활 공간도 함께 살펴달라는 요청이었다.

560년간 이어온 광릉숲의 시간을 다음 세대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남양주환경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좌장을 맡고 김성남·김승기 경기도의원, 이영섭 광릉숲관리센터장, 심숙경 인간과 자연 연구소 소장, 허수민 MAB 청년 활동가가 참여한 토론에서는 보전을 전제로 숲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 청년의 참여, 주민과의 공생이 논의됐다. 전문가와 정책 담당자의 발언에 주민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숲의 미래를 둘러싼 서로 다른 시선도 드러났다.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9일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년 광릉숲포럼’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가치를 아는 아이들이 다음 숲 지킴이”

토론에서 제시된 방향은 숲의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고, 이를 다음 세대의 보전 의식으로 이어가자는 것이었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기 의원은 광릉숲 보전이 가장 중요한 전제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숲의 가치를 알리는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릉숲 축제와 토론을 그 출발점으로 꼽은 그는 아이들이 숲에서 배운 기억을 안고 성장하면 다음 세대의 광릉숲 지킴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숲을 경험하는 일이 이후 숲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보전을 우선에 두면서도 시민이 그 이유와 가치를 이해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데 무게를 뒀다. 다음 세대가 광릉숲을 보호해야 할 공간으로 받아들이도록 교육과 경험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영섭 광릉숲관리센터장도 앞으로의 560년 동안 숲이 잘 유지되도록 시대 흐름에 맞는 보전과 이용을 고민하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보전의 역사를 이어가되, 현재의 사회적 요구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과제로 제시됐다.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9일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년 광릉숲포럼’에서 시민이 발언하고 있다. 

◆ 청년 “의견을 넘어 실제로 함께하고 싶다”

허수민 MAB 청년 활동가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자리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청년의 이야기를 듣는 토론 자체가 광릉숲이 청년에게 열려 있고, 함께할 자리를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청년들이 와서 실제로 함께할 수 있는 광릉숲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토론에서 의견을 내는 경험이 앞으로의 구체적인 참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요청이었다.

김성남 경기도의원은 다른 패널과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고, 도의회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토론에서 나온 제안을 의정활동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뒤따를 과제로 남았다.

심숙경 인간과 자연 연구소 소장은 도의회와 지방자치단체, 국립 연구기관, 주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개발이나 주변 시설 입지, 숲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요구 등 보전과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고도 짚었다.

그는 연구기관의 과학적 뒷받침과 주민·시민의 지지, 도의회의 참여를 광릉숲의 힘으로 평가했다. 다양한 형태의 대화가 이어진다면 다른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소개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9일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년 광릉숲포럼’ 행사장 모습.

◆ 주민 “숲 주변에 사는 사람도 공생해야”

정책과 참여에 관한 논의에 생활의 관점을 보탠 것은 주민 발언이었다. 자신을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참석자는 수목원과 주민이 공간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목원 입장에서는 완충지역을 넓히고 싶겠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전 공간의 확보와 주민 생활의 요구가 만나는 지점을 짚은 것이다. 그의 발언은 숲 주변 주민의 생활 여건을 보전 논의에 함께 반영해달라고 했다.

주민은 어느 한쪽의 입장에만 치우치지 말고 여러 주체의 의견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주위 지역의 주민들까지도 같이 공생해서 평화로운 수목원 주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숲 보전 논의에 주민의 삶도 함께 담아달라는 뜻을 밝혔다.

이날 발언은 광릉숲의 가치에 관한 공감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과제도 보여줬다. 숲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공유하더라도, 주변에서 살아가는 주민에게는 생활 공간의 문제가 남는다. 청년에게는 참여할 기회가, 정책을 맡은 기관에는 보전과 이용을 조화시킬 책임이 있다.

광릉숲의 다음 560년을 준비하는 논의는 그렇게 서로의 입장을 듣는 자리로 이어졌다. 숲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과 청년의 참여가 실제 활동으로 연결되고, 주민의 생활에 관한 요구가 정책 논의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앞으로 살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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