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친일재산 소송 승소 확정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10-08 14:43:30

민영휘 아들 명의 토지, 항소심서 명의신탁 재산 인정
후손 사용료 청구 기각…기존 지급·등기 정리는 별도 과제
남양주시청 전경. (남양주시=제공)

[애플온뉴스 남양주=이성애 기자] 남양주시가 도로로 사용하는 퇴계원읍 토지를 둘러싼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휘 후손과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항소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민영휘 아들 명의의 토지를 민영휘가 명의신탁한 친일재산으로 판단해 후손의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이번 승소로 기존 다른 후손에게 지급하는 사용료까지 곧바로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판결을 근거로 추가 소송에 대응하고 국가귀속과 환수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 1심 뒤집은 항소심…9월 29일 확정

남양주시가 제공한 판결 요약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9월 10일 민영휘의 증손이 남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였던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은 같은 달 29일 확정됐다.

소송 대상은 남양주시 퇴계원읍 퇴계원리 토지다. 시 담당자는 해당 토지가 퇴계원역 인근 버스정류장이 있는 주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고는 시의 토지 사용에 따른 과거 도로 사용료와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했다.

해당 토지의 모번지는 1913년 10월 1일 민영휘의 아들 명의로 사정됐다. 사정은 당시 토지조사 과정에서 소유자를 정하는 절차를 뜻한다.

앞서 민영휘의 손자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며, 그 판결은 2005년 10월 14일 확정됐다. 이번 부당이득금 소송에서도 올해 1월 30일 1심은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 아들 명의여도 친일재산…역사자료·간접사실 종합

항소심은 토지 명의뿐 아니라 취득 당시 아들의 경제활동과 재산 규모, 민영휘가 자녀 명의로 재산을 신탁할 동기 등을 함께 살폈다.

판결 요약에 따르면 민영휘의 아들은 1913년 당시 만 22~23세로 별다른 경제활동 없이 하남·남양주·충북 음성·이천 등에서 약 50필지, 6만㎡ 이상의 토지를 사정받았다.

재판부는 민영휘가 1910년 일본 정부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은 사실과 1908년 이후 재산환수 소송이 11건에 달했던 사정 등을 검토했다. 당시 역사자료와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해 해당 토지를 민영휘가 아들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으로 인정했다.

이어 이 토지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친일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친일재산은 별도의 국가귀속결정 없이 취득 당시로 소급해 국가 소유가 되므로 후손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2005년 소유권 관련 확정판결도 이번 판단을 막지는 못했다. 재판부는 종전 판결 확정 이후 친일재산귀속법이 제정·시행된 점을 새로운 사유로 보고 친일재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 기존 사용료 지급은 계속…국가귀속 후속 조치 추진

이번 판결의 효력과 기존 사용료 지급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시 담당자는 애플온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 후손 2명에게 1인당 연간 약 94만원씩, 합계 약 188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승소했더라도 기존 지급을 곧바로 중단할 근거는 없으며, 소유권 관계를 정리하는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담당자가 언급한 연간 약 500만원은 다른 후손의 청구까지 포함할 경우를 가정한 예상액이다. 이번 소송의 총청구액이나 판결 확정에 따른 실제 절감액을 뜻하지 않는다.

시가 제공한 판결 요약은 이번 승소를 나머지 형제 2명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법원이 친일재산의 국가 소유 귀속을 인정한 것과 실제 등기 정리가 완료됐는지도 구분해야 한다. 현재 등기 명의와 변경 여부는 등기부등본을 통해 별도로 확인할 사항이다.

남양주시는 올해 12월 출범 예정이라고 설명한 관련 위원회와 협력해 이번 판결에서 친일재산으로 인정된 토지를 비롯한 유사 재산의 국가귀속·환수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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